📝한눈에 보는 정보

  • 운동은 우울증을 관리하고 기분을 향상시키는 자연스럽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운동은 엔도카나비노이드, 도파민, 옥시토신과 같은 호르몬을 분비해 정신 건강 개선에 기여한다
  • 연구에 따르면, 운동의 정신 건강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중간 강도로 최소 30분씩, 3주간 꾸준히 해야 한다. 사회적 요소를 포함하고, 루틴을 다양화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신체 활동은 산후우울증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되며, 유산소 운동을 주 3~4회, 중간 강도로 하면 특히 효과가 크다
  • 규칙적인 운동은 우울증과 밀접한 불면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면 개선 효과를 유지하려면 장기간 꾸준한 신체 활동이 필수다
  • 정신 건강을 포함한 전반적 건강 효과를 위해서는 고강도 운동보다 중간 강도 운동이 권장되며, 과도한 격렬 운동은 효과가 줄어든다

🩺 Dr. Mercola

대부분의 사람들은 질병 예방을 위해 체력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정신 건강을 간과하고 있으며, 이는 삶의 질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약 5,780만 명의 미국인이 정신질환을 겪고 있다.

정신질환 중에서 주요우울증이 가장 많이 진단된다. 자료에 따르면, 약 2,100만 명의 미국인이 최소 한 번 주요우울증을 경험했으며, 일반적으로 1차 치료는 항우울제다. 사용이 워낙 광범위해 이제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산업이 됐다. 2023년 항우울제 시장 규모는 60억 2,000만 달러였으며, 2033년에는 83억 7,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는 안전하고 자연스러운 대안이 많기 때문에 항우울제 복용을 권하지 않는다. 그중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운동으로, 비용이 들지 않고 바로 시작할 수 있다. 실제로 필자는 오랫동안 운동을 우울증 관리의 주요 전략으로 권장해 왔다.

운동이 기분을 좋게 하는 과학적 원리

신체 활동은 오래전부터 기분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권장돼 왔으며, 연구도 이를 반복적으로 입증했다. 실제로 현대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대 그리스 의사 히포크라테스는 정신 건강 관리를 위한 처방으로 신체 활동을 권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효과의 정확한 작용 원리는 무엇일까? 이 질문은 2024년 7월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에 실린 보고서에서 다룬 바 있다.

과거 과학자들은 운동을 통한 기분 향상이 뇌에서 생성되는 엔도르핀 때문이라고 여겼다. 엔도르핀은 기분 개선뿐 아니라 통증 완화에도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를 통해 운동 시 기분 향상에 관여하는 다른 호르몬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버지니아공대의 줄리아 바소 박사(Julia Basso, Ph.D.)에 따르면, 이러한 호르몬들은 각기 다른 역할을 하지만 서로 보완 작용을 한다. 그렇다면 어떤 호르몬들이 관여할까?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엔도카나비노이드(endocannabinoids)로, 이는 대마의 활성 성분인 THC(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들이 뇌 수용체에 결합하면 운동과 관련된 기분 향상 효과가 나타난다.

운동 중 분비되는 또 다른 신경전달물질은 도파민으로, 이는 뇌의 보상 체계 일부다. 이 물질은 뇌가 앞으로도 그 보상을 다시 찾도록 학습시킨다. 바소 박사에 따르면, 도파민은 사람들이 운동을 계속하는 이유 중 하나다. 몸에서 생성되는 또 다른 두 가지 화학물질은 집중과 차분함을 돕는 세로토닌과, 타인과 함께 운동할 때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옥시토신이 있다.

기분 향상을 위한 운동 루틴 최적화 네 가지 전략

보통 운동 프로그램은 강도, 시간, 사용 근육 부위 등을 기준으로 설계된다. 그렇다면 기분 향상을 중심으로 운동을 구성하는 것은 어떨까? 다행히 기존 루틴에서 크게 바꿀 필요는 없다. 하지만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기분 향상 효과를 최대화하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네 가지가 있다.

  • 심박수를 최소 30분 이상 높게 유지하라 — 운동 경력이 길든 이제 막 시작했든, 운동 초반 20~30분은 거의 항상 힘겹게 느껴진다. 이는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이 작동해 기분에 영향을 미치려면 약 20분간 중간 강도의 운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건강심리학자 켈리 맥고니걸 박사(Kelly McGonigal, Ph.D.)에 따르면, 이 힘든 구간을 참고 계속 운동하면 ‘퍼시스턴스 하이(persistence high)’라 불리는 상태에 들어서게 된다. 중간 강도의 운동을 오래 유지할수록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이 더 활발히 작동해 기분 향상 효과가 커진다.

  • 최소 3주는 꾸준히 하라 — 근육이 강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뇌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운동을 통해 뇌가 강력한 도파민 보상 시스템을 형성하려면 몇 주가 걸린다.
  • 사회적 활동으로 만들라 — 혼자 운동해도 기분 개선에 분명한 효과가 있지만, 친구나 가족과 함께하면 옥시토신 분비가 두 배로 늘어난다. 바소 박사는 옥시토신 유입이 사람들이 함께 운동할 때 강력한 사회적 유대가 형성되는 핵심 이유라고 설명한다. 본질적으로, 이는 특히 춤을 출 때처럼 개인적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처럼 뇌가 착각하게 만드는 현상이다.
  • 변화를 주라 — 운동생리학자이자 연구자인 벤 싱 박사(Ben Singh Ph.D.)에 따르면, 연구 결과 중간 강도 운동뿐 아니라 짧은 고강도 운동도 기분 개선에 효과적이며, 사실상 어떤 형태의 운동이든 비슷한 효과를 낸다.

이러한 결과는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실린 싱 박사의 연구에 기록돼 있다. 박사의 연구팀은 총 12만 8,119명이 참여한 97편의 연구를 검토했다. 다양한 분석 방법을 사용한 결과, 연구진은 어떤 종류의 신체 활동이든 정신 건강에 매우 유익하다고 밝혔다.

“유산소, 근력, 복합 형태 운동, 요가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신체 활동이 도움이 됐다. 신체 활동이 우울증과 불안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다양한 심리적, 신경생리학적, 사회적 기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우리의 연구 결과, 중간 강도 및 고강도 신체 활동은 저강도 신체 활동보다 효과가 더 컸다. 신체 활동은 신경영양인자 발현 증가,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가용성 증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 활동 조절, 전신 염증 감소 등 다양한 신경분자학적 기전을 통해 우울증을 개선한다.”

이 연구에서는 운동 시간과 정신 건강 효과에 관한 흥미로운 점도 지적했는데, 긴 운동 세션은 짧은 세션보다 효과가 떨어졌다. 이에 대해, 짧은 운동 세션이 더 길게 느껴지는 세션보다 참여자가 완수하기 쉬워 부담이 적기 때문이라는 가설이 제시됐다.

어쨌든 운동 계획을 세울 때 이 점을 기억해 두어야 한다. 운동 시간이 길어질수록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면, 시간을 줄이고 짧게 나누어 하는 편이 낫다.

운동은 산후우울증이 있는 산모에게도 도움이 된다

출산 직후 대부분의 산모는 보통 2주 정도 지속되는 산후 ‘베이비 블루스(baby blues)’를 경험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기분 변화, 갑작스러운 눈물, 불안, 수면 장애 등이 있다. 그러나 이 증상이 심해지고 장기간 지속되면 산후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산후우울증은 몇 달간 지속될 수 있다. 때로는 수년간 이어질 수도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산모의 4분의 1은 출산 3년 후에도 여전히 주요우울증을 겪고 있었다.

정신과 의사 린지 스탠디븐 박사(Lindsay Standeven)는 “산후우울증은 임신의 가장 흔한 합병증”이라며,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탠디븐 박사에 따르면, 산후우울증은 전체 모성 관련 사망의 20%를 차지한다.  이는 심각한 문제인데, 산후우울증을 겪는 산모의 약 50%가 의료 전문가로부터 진단조차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운동은 산후우울증을 관리하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2023년 11월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된 메타분석에서 연구진은 출산했거나 임신 중인 여성 2,867명이 참여한 11개국·지역의 26개 연구를 검토했다. 연구의 목적은 운동이 산후우울증 관리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규명하는 것이었다.

연구 결과, 운동이 정신 건강 개선에 주는 이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특히 연구진은 운동이 산후우울증을 예방할 만큼 충분히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유산소 운동은 표준 치료와 비교했을 때 산후우울증의 예방 및 치료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으며, 특히 예방 효과가 두드러졌다. 중재를 위한 최적의 운동량은 주 3~4회, 중간 강도로 35~45분간 진행하는 것이다.”

불면증으로 고생하고 있는가? 운동을 시도해 보라

미국 국립 고령화위원회(National Council on Aging)에 따르면, 미국인의 3분의 1 이상이 하루 7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하고 있다. 또한 전체 성인의 30%가 불면증 증상을 겪고 있다. 불면증이 지속되면 결국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존스홉킨스의대(Johns Hopkins Medicine)에 따르면, 양질의 수면을 취하는 사람에 비해 우울증 발병 가능성이 10배 높다. 우울증 환자의 약 75%는 잠드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이는 기분을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BMJ 오픈(BMJ Open)’에 실린 연구에서처럼 운동은 불면증(및 그에 동반되는 우울증)을 개선하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4,339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불면증 상태에 관한 설문을 실시한 뒤 10년간 추적 관찰했다.

이 기간 동안 참가자의 37%는 지속적으로 운동하지 않았고, 25%는 꾸준히 활동했으며, 20%는 비활동적으로 변했고, 18%는 연구 시작 시점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연구 결과,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들은 6~9시간의 수면을 취했고, 연구 시작 시점부터 운동을 시작한 그룹은 이후 추적 조사에서 불면증을 보고할 가능성이 낮았다. 또한 연구진은 효과를 유지하려면 꾸준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체 활동이 불면증 증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 연구와 일치하지만, 특히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추가로 보여준다. 초기에는 활동적이었으나 나중에 비활동적으로 변한 경우 그 연관성이 사라졌다.”

중간 강도의 운동이 이상적인 접근법이다

앞서 인용한 일부 연구에서는 고강도 운동에 대해 긍정적인 결과를 보고했지만, 필자는 이런 접근법을 경계한다. 필자는 중간 강도 운동이 더 낫다고 생각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도 있다.

필자가 심장 전문의 제임스 오키프 박사(Dr. James O'Keefe)와의 인터뷰에서 들은 바에 따르면, 중간 강도 운동은 약간 숨이 차지만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정도의 노력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이에 여러 장점이 있다.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중간 강도 운동은 할수록 좋지만 과도할 수는 없다. 반대로, 그의 연구는 지나치게 격렬한 운동은 결국 역효과를 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앉아서 지내는 사람들만큼 나쁘지는 않지만, 거의 모든 연구에서 장수에 대한 이점 일부는 잃게 되며, 특히 심방세동 같은 질환에서는 그렇다.
앉아서 지내다 중간 강도의 운동을 시작하면 심방세동 위험이 줄어든다. 하지만 40세나 45세가 넘은 나이에 철인 3종 전 코스를 소화하면 심방세동 발생률이 500~800%까지 증가하기 시작한다.”

필자가 고강도 운동을 권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이것이 코르티솔 수치를 높이기 때문인데, 이는 결국 건강을 망치게 된다. 코르티솔은 매우 이화적인(catabolic) 호르몬으로, 조직을 분해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지속적인 고강도 운동으로 코르티솔 수치가 항상 높아지면, 결국 근육과 뼈, 뇌가 분해된다. 또한 코르티솔은 대표적인 노화 호르몬으로, 조기 사망 위험을 높인다.

그렇다면 근력 운동은 어떨까? 근력 운동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과도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 오키프 박사의 연구에서는 주당 약 40~60분이 적정선이라고 밝혔다. 주당 130~140분 이상 근력 운동을 하면, 수명 연장 효과는 사실상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것과 비슷해진다.

물론 이 데이터는 우울증 완화가 아닌 장수 효과를 중심으로 한 것이지만, 한쪽에는 도움을 주면서 다른 쪽에는 악영향을 미칠 습관은 권하지 않는다.

이러한 결과는 앞서 언급한 싱 박사의 연구와도 일치한다. 싱 박사 역시 중간 강도 운동이 저강도 운동보다 낫다고 밝혔다. 또한 긴 세션보다 짧게 나누어 운동하는 것이 더 좋다. 정신 건강 향상을 위해 운동할 때 이 정보를 기억해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