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정보

  • 기억의 궁전 또는 장소법(Method of Loci)이라 불리는 기법은 공간 기억과 시각 기억을 활용해 목록, 물건, 이름, 숫자를 암기함으로써 단기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기법은 뇌에서 기억 중추와 시각 및 공간 중추 간의 소통을 강화해 기억력을 향상시키므로 누구나 기억력 고수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데는 기억술 외에도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 명상, 특정 음악이나 향, 웃음, 운동, 다양한 두뇌 훈련 프로그램과 게임, 퍼즐 등이 도움이 된다

🩺 Dr. Mercola

요즘 당신의 기억력은 어떤가? 대부분 사람들처럼 당신도 이 부분에서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기억은 당신의 전 생애를 기록하고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기억을 형성하는 능력은 대략 5세가 되어야 생기기 시작한다.

위 영상에서 세계 기억력 챔피언(world memory champion) 타이틀을 두 차례 거머쥔 알렉스 뮬런(Alex Mullen)과 의대 동료 캐시 첸(Cathy Chen)은 장소법(Method of Loci)으로도 알려진 기억의 궁전(Memory Palace)이라는 암기 시스템을 소개하며, 이 방법이 단기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과정은 익숙한 공간이나 장소를 활용해 낯설거나 새로운 정보를 암기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이 특히 효과적인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이 공간 기억력과 시각 기억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첸은 “무작위 이름이나 숫자보다 어떤 이미지를 시각화하는 것이 뇌에 훨씬 더 기억에 남고 흥미롭게 다가온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첸(Chen)과 뮬런(Mullen)은 식료품 쇼핑 목록에 있는 품목들을 어떻게 암기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자기 집의 식사 공간을 잘 알고 있을 테니, 목록에 있는 ‘달걀’을 기억하려면 마음속으로 그 공간에 들어가 과일이 담긴 그릇을 떠올리고, 그 그릇에 암탉이 달걀을 낳고 있는 장면을 상상해 보면 된다.

그리고 마트에 갔을 때, 마음속으로 그 공간(집의 식사 공간)을 떠올리며 돌아다니다 보면 과일 그릇이 기억나고, 그 안에 달걀을 낳은 암탉이라는 익살스러운 이미지도 함께 떠오르게 된다. 또 다른 예로는 식탁 매트 위에 치약이 잔뜩 묻어 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다. 식탁 매트를 떠올리는 순간, 자연스럽게 목록 속 항목인 치약도 함께 기억나게 된다.

당신도 기억력 고수가 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기법들을 활용해 뇌를 훈련하면 누구나 기억력 고수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연구에 참여해 이전까지 기억술을 전혀 사용해 본 적 없던 사람들도 이 기법을 숙달할 수 있었고, 단 6주 만에 그들의 뇌는 세계 최고 기억력 고수들의 뇌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또한, 연구는 기억력 고수들의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설명해 주는 단서를 제공했다. 첸과 뮬런의 설명처럼, 이들의 뇌에서는 기억 중추가 시각 및 공간 중추와 매우 강하게 소통하고 있었으며, 이것이 놀라운 기억력의 핵심 요인으로 보인다. CNN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연구원 보리스 니콜라이] 콘라트(Boris Nikolai Konrad)는 그 이유가 기억력 선수들의 훈련 방식에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익숙한 장소를 떠올리고, 그 공간을 소가 이끼를 먹는 것처럼 모스크바를 나타내는 상상의 사물들로 채운다."

본질적으로, 이 방법은 뇌의 다양한 중추들 사이의 연결성을 향상시키고 확장하는 것이다. 뇌의 실제 구조를 바꾸는 것은 아니다.

기억의 궁전과 같은 기법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 반복에 의존한 기억 훈련은 기억력 향상에 있어 미미한 효과만을 보였다. 또한, 뇌 스캔 결과 반복 훈련을 한 이들은 뇌의 연결성에서도 별다른 향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기억의 궁전을 직접 시도해 보거나 더 알고 싶다면 MemoCamp.com을 방문해 보라.

단어, 정보, 개념 등을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른 기억술 도구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약어 [예: "포도를 집다(Pick Up Grapes)"를 의미하는 PUG]
  • 시각화 (예: 치과 예약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기 위해 이를 떠올리는 것)
  • 운율 (이름을 기억해야 할 때 “셜리(Shirley)의 머리는 컬리(curly)”처럼 떠올리는 것)
  • 덩이짓기(chunking)는 정보를 더 작은 ‘덩이’로 나누어 기억하는 방식을 말한다. (예를 들어 숫자를 전화번호 형식처럼 묶어 외우는 것)

기억력을 향상하고 뇌를 날카롭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타 활동

뇌 과학의 발전을 통해 인간의 뇌는 평생에 걸쳐 재생되고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내는 놀라운 가소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른바 "사용하지 않으면 잃는다"는 원칙이 여기에 적용된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두뇌에 자극을 주는 사회 활동이나 예술 활동, 뜨개질이나 퀼트 같은 공예 활동에 꾸준히 참여하면 나이가 들어서도 정신을 날카롭게 유지하고 인지 저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사회간호 및 정신건강 서비스 저널(Journal of Psychosoial Nursing and Mental Health Services)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체스와 브리지는 작업 기억력과 추론 능력을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여가 활동이다. 브리지를 즐기는 고령층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작업 기억력과 추론 능력 지표에서 더 높은 점수를 보이며, 십자말풀이를 푸는 활동 또한 고령층의 인지 능력 유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다른 여가 활동은 다음과 같다.

  • 새로운 언어 배우기 — 언어 학습은 뇌를 활발히 자극하고 신경 연결을 증가시키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 명상하기 — 명상은 겉보기엔 뇌에 큰 자극을 주지 않는 활동처럼 보일 수 있지만, 연구에 따르면 뇌 구조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며 주의력과 집중력 향상을 비롯한 다양한 신경학적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 모차르트 감상 — 음악 감상이 두뇌 활동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이론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더 똑똑해질 수 있다는 '모차르트 효과(Mozart Effect)'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모차르트의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기억력, 이해력, 문제 해결 능력과 관련된 뇌파 활동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베토벤이 작곡한 음악에서는 이러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러한 결과는 모차르트의 음악이 주의력과 인지 기능과 관련된 뇌의 피질 신경 회로(신경세포 회로)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 로즈마리 오일 향 맡기 — 후각을 자극하는 것도 기억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냄새는 뇌에서 냄새를 분석하는 부위인 후각망울(olfactory bulb)을 통해 전달되며, 이 부위는 기억과 감정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편도체와 해마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한 연구에서는 로즈마리 에센셜 오일의 향을 맡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기억력 과제에서 더 나은 성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페퍼민트 향 역시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각성 수준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냄새는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게 하는 데 있어 시각이나 청각 같은 다른 감각 자극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다.

  • 크게 웃기 — 웃음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춰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공중보건학 박사인 리 버크(Lee Berk)의 설명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간단하다. 스트레스가 적을수록 기억력이 좋아진다. 유머는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신경세포를 감소시키는 코르티솔 같은 해로운 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여주고, 혈압을 낮추며, 혈류와 기분 상태를 향상시킨다 ...
심지어 뇌파 활동에도 변화가 나타나는데, 이는 감마파 대역으로 이동하며 기억력과 회상 능력을 증진시킨다. 따라서 웃음은 훌륭한 치유제일 뿐만 아니라 기억력 증진제 역할도 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두뇌 훈련에 활용할 수 있는 참고 자료들

외국어 학습이나 피아노, 뜨개질 같은 활동을 시작할 준비가 아직 되지 않았다면, 다양한 게임이나 퍼즐을 통해 두뇌에 자극을 주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뇌세포와 신경 연결 형성을 촉진할 수 있다. 다음은 두뇌 훈련에 활용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이다.

  • 루모시티(Lumosity) 이 두뇌 훈련 앱은 기억력, 주의력, 문제 해결력 등 다양한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설계된 50가지 이상의 게임을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두뇌 운동을 제공한다.
  • 브레인 HQ(Brain HQ) 브레인 HQ는 30년 넘게 뇌 가소성(신경가소성) 연구를 선도해 온 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명예교수 마이클 머제니치(Michael Merzenich) 박사가 개발한 컴퓨터 기반 두뇌 훈련 프로그램으로, 읽기와 이해력부터 기억력 향상까지 다양한 인지 능력을 날카롭게 다듬는 데 도움이 된다.

루모시티처럼 이 웹사이트도 시간에 따라 자신의 진행 상황을 추적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와 유사한 웹사이트들이 많지만, 브레인 HQ는 가장 오래되었고 널리 사용되는 플랫폼 중 하나다.

  • 아이오타(Iota) — 단순한 규칙에 따라 카드를 격자에 배치하는 카드 게임이지만, 복잡한 수 계산과 전략적 사고를 요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게임은 최소한 한 명 이상과 함께해야 하므로 즐거운 사회적 활동이 될 수 있으며, 동시에 공간 지각력, 시각적 구별 능력, 전략적 사고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 퍼즐북(The Puzzle book) — 낸시 린드(Nancy Linde)의 '399가지 게임, 퍼즐, 퀴즈 챌린지(399 Games, Puzzles and Trivia Challenges)'는 새로운 뇌세포 형성, 즉 신경 발생을 촉진하도록 설계된 게임들이 담긴 인기 도서다. 각 퍼즐은 뇌가 새로운 방식으로 사고하도록 유도하며, 논리적 사고, 언어, 주의력 등 특정 인지 기능을 집중적으로 훈련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신체활동 역시 인지 기능과 기억력을 향상시킨다

마지막으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점은 기억력 향상에 관한 어떤 글도 신체 활동에 대한 언급 없이는 완전하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신과 전문의 존 J. 레이티(John J. Ratey)는 '스파크:운동과 뇌에 관한 혁신적 과학(Spark: The Revolutionary New Science of Exercise and the Brain)'의 저자로, 운동이 큰 인지 향상을 가져오고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강력한 근거들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연구에 따르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 부위의 회백질 부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은 나이에 따른 뇌 위축을 막아주며, 전두엽, 측두엽, 두정엽의 회백질과 백질을 보존해 인지 저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이 뇌에 이로운 작용을 하는 주요 메커니즘 중 하나는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라는 단백질을 통한 것이다. 운동은 먼저 FNDC5라는 단백질의 생성을 자극하고, 이것이 다시 BDNF 생성을 유도하는데, BDNF는 뇌를 젊게 유지하는 데 뛰어난 역할을 한다. BDNF는 기존 뇌세포를 보호하고 뇌 속 줄기세포를 활성화시켜 이를 새로운 뉴런으로 전환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뇌를 더 크게 성장시키는 효과를 낸다.

여기에서 작용하는 또 다른 메커니즘은 베타 하이드록시 부티레이트(β-hydroxybutyrate)라는 물질과 관련이 있다. 이 물질은 대사가 지방을 연료로 활용하도록 최적화되었을 때 간에서 생성된다. 뇌는 포도당과 지방 모두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지방을 더 선호한다. 운동으로 포도당이 소진되면 해마는 에너지원으로 지방을 사용하기 시작하고, 이러한 연료 전환이 BDNF 분비를 유도하며 이어서 인지 기능 향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혈당 수치가 낮아지면, 베타 하이드록시 부티레이트가 대체 에너지원으로 작용한다. 또한, 베타 하이드록시 부티레이트는 BDNF 생성을 억제하는 히스톤 효소를 차단하는 역할도 한다. 즉, 신체는 신체 활동에 반응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BDNF 생성을 촉진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흥미롭게도, 어떤 내용을 새로 배운 뒤 4시간 후에 운동을 하면 그 정보를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효과는 학습 직후에 운동했을 때는 나타나지 않았다.

왜 이 4시간의 지연이 기억 유지에 도움이 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카테콜아민의 분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기억을 강화하는 데 관여하는 체내 화학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카테콜아민을 증가시키는 방법 중 하나가 운동이며, 특히 일정 시간 뒤에 하는 운동이 그 효과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